- 부산지역 유일 다문화 도서관
- 아동 연령대별 맞춤 독서교육
- 한국어수업 참여도 계속 늘어
- 작년 외국인지원 최우수기관

현재 우리나라는 국제결혼의 증가로 인해 10가구 중 1가구가 다문화가정일 정도로 국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다문화가정이 겪는 가장 큰 애로점은 사회적 편견. 지구상에 몇 안 되는 순혈주의로 살아온 우리 민족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며, 심지어는 비정상적인 가족으로 생각하는 등 사회문제의 원천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 사회적 편견에 버금가는 문제가 바로 언어와 문화 차이. 특히 다문화가정 어린이의 경우 궁극적으로 엄마의 언어까지 알아야 하는 이중언어정책의 필요성까지 대두돼 언어문제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지금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미미하다. 대부분 다문화 언어정책의 해법으로 한국어를 빨리 가르치려고 할 뿐 엄마 나라의 언어를 가르치려는 노력은 사실상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산에 이를 위한 노력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부산에서 유일한 다문화 어린이도서관 '모두'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다문화가정과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 있는 138.6㎡(약 42평) 규모의 다문화 어린이도서관 '모두'는 STX의 지원으로 서울공동모금회가 공모한 사업에서 동삼종합사회복지관이 당선돼 2010년 개관했다. '모두'라는 이름은 '다양한 문화가 한데 모인다'는 의미. 다문화가정이 비교적 많은 동삼동에 위치한 이곳에는 현재 베트남 일본 중국 몽골 캄보디아 등 다양한 국가의 아동도서가 1만여 권 비치돼 있어 지역의 다문화가정 아동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 도서관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아동 연령대별 맞춤 독서교육 프로그램. 미취학 아동에는 미니북 만들기 수업, 초등학생 상대로는 엄마나라 동화나라, 북아트, 독서감상회 등 다양한 수업이 마련돼 있다. 이 중 엄마나라 동화나라는 결혼이주여성이 자국의 전통 복장을 입고 자국의 동화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다시 한국어로 읽어주는 독서프로그램. 독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국기와 지도를 보며 공부하고 동요도 배우고 전통놀이도 함께한다.

매주 열리는 한국어수업에 자녀와 함께 도서관을 찾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참여도 늘고 있다. 하루 평균 60여 명이 찾고 있다. 이 같은 성과 덕분에 '모두'는 부산시가 시행한 '2012 외국인주민지원 우수시책 공모'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다문화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는 동삼종합사회복지관 조영수 부장은 "한국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정을 위해 더 많은 다문화도서를 구입하고 프로그램 내용도 더욱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부장은 "무엇보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볼 만한 도서가 부족하다"며 "거실 한편에 그냥 꽂혀 있는 책이라면 다문화도서관 '모두'에 기증을 했으며 좋겠다"고 덧붙였다. (051)405-2133